0.7주를 살 수 없어서 생기는 일
고가 주식의 비중이 뜻대로 조절되지 않는 이유부터 소수점 매매의 구조까지, 0.7주를 살 수 없어서 생기는 일을 계산기를 만들며 정수와 소수 사이에서 고민했던 경험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계산기의 첫 갈림길은 반올림이었습니다
이 계산기를 만들며 처음 마주친 갈림길은 거창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반올림이었습니다. 목표 비중대로 금액을 나누면 필요한 주수가 "3.7주"처럼 소수로 나옵니다. 화면에 3.7주라고 그대로 쓸 것인가, 정수로 잘라서 보여줄 것인가. 별것 아닌 듯한 이 선택을 며칠 두고 고민했는데, 지나고 보니 이때의 결정이 도구의 성격을 절반쯤 정했던 것 같습니다.
문제의 뿌리는 단순합니다. 주식의 기본 거래 단위는 1주이고, 1주 아래를 쪼갤 수 없는 세계에서는 목표 비중에 딱 맞추는 일이 애초에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체 1,000만 원 중 20%, 그러니까 200만 원을 어떤 종목에 담기로 했다고 해보죠. 주가가 52만 원이면 3주는 156만 원, 4주는 208만 원입니다. 어느 쪽을 골라도 20%가 아닙니다. 이 간극은 계산 실수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1주가 만든, 건너뛸 수 없는 계단이죠.
계단의 높이는 주가가 정합니다. 100만 원짜리 주식은 1,000만 원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10%p 단위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반면 5천 원짜리 주식이라면 0.05%p 단위, 사실상 원하는 비중 어디에든 설 수 있죠. 같은 20%라는 목표라도 어떤 자산으로는 촘촘하게, 어떤 자산으로는 성기게만 다가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 주에 수십만 원 하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짜 본 분이라면, 비중이 뜻대로 조절되지 않던 경험이 아마 있으실 겁니다.
여담으로, 이 계단 문제를 현실에서 가장 크게 완화해 주는 것은 단가가 낮은 묶음 상품입니다. 여러 종목을 묶어 담는 ETF는 한 주의 가격이 비교적 낮게 설계된 경우가 많아, 같은 돈으로도 계단을 훨씬 잘게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분산과 비중 조절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다루는 셈이죠.
1주를 쪼개 파는 세계도 있습니다
이 계단을 없애려는 제도가 소수점 매매입니다. 증권사가 1주를 쪼개 0.1주, 0.01주 같은 단위로 사고팔 수 있게 한 것으로, 해외 주식에서 먼저 자리를 잡았고 국내 주식에도 도입돼 있습니다. 한 주에 수십만 원 하는 주식을 만 원 단위 금액으로 담을 수 있으니, 소액으로 시작하는 분에게는 계단이 사라진 평지처럼 보입니다.
다만 평지에는 평지의 규칙이 있습니다. 세부 사항은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이런 특징이 있습니다.
- 내 이름의 온전한 1주가 아니라, 신탁 방식으로 쪼개어 보관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의결권 행사나 다른 증권사로의 이전에 제약이 붙곤 합니다.
- 주문을 실시간으로 체결하지 않고 일정 시간 모아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을 지정하지 못하고 시장가 성격으로만 주문되기도 하고요. 가격을 지정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시장가와 지정가 글에서 다뤘습니다.
- 배당은 보유한 소수점 수량의 비율대로 나뉘어 들어옵니다. 0.5주를 갖고 있다면 1주 배당의 절반을 받는 식입니다.
- 지원 종목과 최소 단위, 처리 방식이 증권사마다 다르고 종종 바뀝니다. 이용 전에 본인 증권사의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정리하면 소수점 매매는 '비중을 촘촘히 맞추는 자유'를 주는 대신 '주문을 다루는 자유'를 일부 가져갑니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기보다, 서로 다른 트레이드오프로 이해하시는 편이 맞습니다.
그래서 계산기는 정수로 답합니다
처음의 갈림길로 돌아가면, 저는 정수를 골랐습니다. 지금의 계산기는 필요한 금액을 주가로 나눈 뒤 가장 가까운 정수로 반올림해 "몇 주"를 알려줍니다. 내림이 아니라 반올림인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3.7주가 필요할 때 3주와 4주 중 목표 금액에 더 가까운 쪽은 4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반올림한 결과가 가진 현금을 넘치게 만들면, 주문할 때 그 종목만 한 주 줄이면 됩니다. 정수를 기본으로 삼은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보편성입니다. 소수점 매매는 지원 여부와 단위가 계좌마다 달라서, 3.7주라는 답은 어떤 분에게는 실행 가능한 계획이지만 어떤 분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반면 4주라는 답은 주식 계좌가 있는 누구나 오늘 실행할 수 있죠. 도구가 내놓는 답은 가장 낮은 공통분모 위에 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애초에 딱 맞출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목표 비중은 과녁의 중심이 아니라 돌아올 기준선입니다. 오늘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정확히 20.00%를 만들어도, 내일 시세가 움직이면 어차피 19.8%나 20.3%가 됩니다. 리밸런싱은 한 발로 명중시키는 사격이 아니라 벗어날 때마다 근처로 되돌아오는 일에 가깝죠. 일정 폭 이상 벗어났을 때만 손대는 밴드 방식이 실용적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계단 때문에 생기는 1~2%p의 어긋남은 그 폭 안에 충분히 들어옵니다.
정수로 답하면 잔돈이 남습니다. 계산기가 주수를 알려주고도 '예상 잔여 현금'이라는 항목으로 몇만 원이 함께 표시되는 이유인데, 저는 이 금액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살 수 없었던 0.7주어치의 돈은 오차가 아니라 다음 달 투자금에 합쳐질 재료니까요. 계단 아래 남은 돈까지 계획의 일부로 다루는 것, 그게 정수의 세계에서 비중을 관리하는 요령의 전부입니다.
이 글은 거래 단위와 제도의 구조를 설명하는 정보이며, 소수점 매매의 이용이나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3.7주를 살 수 있는 계좌든 3주만 살 수 있는 계좌든, 결국 중요한 것은 소수점 아래 숫자가 아니라 돌아올 기준선이 있느냐입니다. 계단은 생각보다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어디로 돌아올지만 정해져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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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투자 입문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했으며, 내용은 운영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보완될 수 있습니다.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